풍년화: 장벽 넘어 환대를 꽃 피우다 [황금비의 수목원 가드닝 다이어리]
풍년화: 장벽 넘어 환대를 꽃 피우다 [황금비의 수목원 가드닝 다이어리]
Blog Article
천리포수목원에 핀 인테르메디아풍년화 ‘헬레나’. 천리포수목원 제공
황금비 | 천리포수목원 나무의사
영화를 보다 우연히 어떤 장면의 소재로 식물이 등장하면 자세를 고쳐 앉아 보게 된다. 영화의 모든 장면에 대단한 의미나 상징이 담겨 있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감독이나 작가가 어떤 이유가 있어서 이 식물을 등장시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지난 주말에 본 영화 ‘파 프롬 헤븐’도 마찬가지다. 영화의 배경은 1950년대 미국 코네티컷.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리며 살아가던 캐시에게 큰 걱정거리가 생기고, 캐시의 주택 정원을 관리하는 정원사 레이먼드는 우연히 울고 있는 캐시bifc 준공식
와 마주친다. 레이먼드는 캐시를 위로하고자 특이한 꽃이 달린 나뭇가지를 꺾어 선물한다. “너무 예뻐요. 이게 뭐죠?” 캐시의 질문에 레이먼드가 답한다. “풍년화예요. 이곳에선 꽤 희귀하답니다.”
풍년화는 조록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이른 봄 꽃이 피면 그해 풍년이 든다고 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름처럼 1~2월 길이 2㎝ 남짓한대학생빠른대출
가느다란 끈 모양의 꽃이 피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주름진 4개의 꽃잎은 품종에 따라 밝은 노란색에서부터 주황색, 짙은 붉은색까지 다양한 색상을 자랑한다. 가지에 핀 독특한 꽃을 가만히 바라보다 보면 숱이 한 움큼 빠진 응원 수술 같기도 하고, 나뭇가지 위를 기어 다니는 거미 다리 같기도 하다. 범상치 않은 모습이지만 은은하게 풍기는 향기와 늦겨울 꽃주택청약 종류
이 피는 특성 덕분에 전세계적으로 정원수로 사랑받는 나무다.
풍년화의 속명인 ‘하마멜리스’(Hamamelis)는 ‘동시에’라는 뜻의 그리스어 ‘Hama’와 열매를 뜻하는 ‘melon’에서 유래했는데, 전년도 맺힌 열매가 가지에 달린 상태에서 올해의 꽃이 핀다는 의미다. 이는 낙엽이 떨어진 1~2월에 꽃을 피우는 일반적인 풍년화와는 달리 가광주영세민전세자금대출
을에 꽃을 피우는 버지니아풍년화의 특징으로 인해 붙여진 이름이다. 영화 ‘파 프롬 헤븐’에서 등장한 풍년화 가지에도 낙엽과 꽃이 가지에 모두 달린 것으로 보아 버지니아풍년화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천리포수목원 가드너들이 작은 연못에서 겨울정원으로 이어지는 화단에 모였다. 샛노란 꽃잎이 매력적인 인테르메디아풍년화 ‘아놀드 프로미스’24시간소액대출
를 비롯해 20여그루의 풍년화를 심기 위해서였다. 이날 심은 풍년화가 자리를 잡고 성장하면 수목원의 봄을 수놓는 대표 나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천리포수목원에서는 풍년화 품종을 모아 심어둔 풍년화원, 겨울에 아름다운 식물을 모아둔 겨울정원, 그리고 겨울정원에 이르는 화단까지 모두 세곳에서 풍년화를 감상할 수 있다.
풍년화는 거리와 언어의신한은행 대출상담
장벽을 뛰어넘는 환대를 상징하는 식물이기도 하다. 천리포수목원이 수집해 전시하고 있는 풍년화는 54분류군에 이르는데, 이처럼 다양한 풍년화를 보유할 수 있는 것은 칼름타우트 수목원을 비롯한 외국 기관과의 적극적인 교류 덕분이다. 벨기에 북부지방에 자리한 칼름타우트 수목원은 직접 선발한 다채로운 풍년화 컬렉션을 보유한 것으로 유명하며, 매해 1~2월 풍년화브로커업무
축제를 열 정도로 가드너들이 애정을 갖고 풍년화를 가꾼다. 천리포수목원이 2000년부터 다국 간 종자 교류 제도를 통해 칼름타우트 수목원으로부터 도입한 풍년화 종류는 14분류군에 이른다. 8700㎞나 떨어져 있는 두 수목원은 풍년화를 매개로 지금까지도 공동으로 식물을 보전하고 연구하는 인연을 이어 나가고 있다.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파산신청방법
볼까. ‘파 프롬 헤븐’의 주인공 캐시는 1950년대 미국의 전형적인 백인 부유층 여성으로, 이웃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 정원사 레이먼드는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했지만 흑인이라는 이유로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아 정원사로 일하고 있다. 그 둘이 미술 작품에 대한 감상을 나누거나 식당에서 웃으며 건배하기만 해도 주변에서 이상한풍차돌리기 하는법
시선이 쏟아진다. 1950년의 미국은 그런 시기였다.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대화조차 편하게 나눌 수 없던 시기, 레이먼드가 캐시에게 선물한 것은 풍년화가 가득 핀 가지였다.
어떤 단일한 상이 자연스럽게 그려져야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봄꽃은 따뜻한 햇살을 받아 예쁜 색깔의 꽃잎이 풍성하게 피어난 꽃국민미소금융재단
의 모습이다. 늦겨울이 가시지 않은 시기, 앙상한 가지 끝에서 오그라든 끈 모양으로 피어나는 풍년화는 우리가 쉽게 상상하는 꽃의 범주에서 한참 벗어나 있다. 그러나 그 독특함 덕분에 풍년화는 아름다움이라는 관념의 협소함을 깨는 존재로 거듭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은 서로를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되지 않는다. 레이먼드가 캐시에게 건넨 나뭇가지가 그 어떤 것도 아닌 풍년화 가지였다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본다.